2026. 9. 26. 20:17ㆍ보이그룹

2026년 9월, 스트레이 키즈의 남미 행보를 단순한 월드투어의 일부로 보면 이상한 점 하나를 놓치게 된다.
이번에는 공연 이름부터 다르다.
STRAYCITY.
스트레이 키즈가 공연하는 콘서트에 다른 가수가 게스트로 잠깐 등장하는 방식이 아니다. 스트레이 키즈가 헤드라이너가 되고, JYP의 NEXZ와 각 나라의 현지 아티스트들이 함께 출연하는 일종의 이동형 페스티벌에 가깝다.
더 흥미로운 것은 첫 번째 STRAYCITY의 출발지가 한국도, 일본도, 미국도 아니라는 것이다.
남미였다.
왜 스트레이 키즈는 남미에서 이런 실험을 시작했을까?
조금 깊이 들어가 보면 이것은 단순한 투어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콘서트를 하러 간 것이 아니라 ‘페스티벌’을 가져갔다
STRAYCITY의 구조부터 기존 K팝 월드투어와 다르다.
9월 9일 콜롬비아 보고타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멕시코시티까지 이어진다. Live Nation의 실제 공연 페이지에서도 스트레이 키즈가 헤드라이너이고 NEXZ와 현지 아티스트들이 함께 라인업에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멕시코에서는 NEXZ뿐 아니라 Andrés Obregón과 RENEE가 함께한다.
즉 한국에서 만든 공연 패키지를 그대로 해외에 가져간 것이 아니다.
현지 아티스트를 공연 안으로 끌어들였다.
Pollstar도 STRAYCITY를 2025년 남미 투어의 성공 이후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공연 시리즈로 소개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왜 하필 남미였을까?
답은 이미 2025년에 나와 있었다
숫자를 보면 조금 이해가 된다.
Pollstar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의 2025년 투어는 보고된 31개 공연에서 약 126만 장의 티켓, 약 1억8,538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멕시코시티에서 2025년 진행했던 이틀 공연의 매출은 약 1,380만 달러였다.
그러니까 남미는 이제 K팝 회사 입장에서 단순히
“팬이 많은 지역”
정도가 아니다.
대형 공연을 실제 사업으로 성립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숫자로 확인된 시장이다.
그리고 2026년에는 한 단계 더 큰 사건이 벌어졌다.
Rock in Rio 10만 명
9월 11일.
스트레이 키즈는 브라질 Rock in Rio의 메인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올라갔다.
관객 규모는 약 10만 명.
그리고 Rock in Rio 역사상 K팝 아티스트 최초의 헤드라이너였다.
이 기록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1985년 시작된 Rock in Rio가 스트레이 키즈 공연을 위해 K팝 응원봉 반입을 처음 허용했다고 JYP 측은 밝혔다.
생각보다 상징적인 장면이다.
K팝이 남미의 기존 페스티벌 문화에 들어간 것만이 아니라,
남미의 거대한 록 페스티벌이 K팝 팬덤의 공연 문화를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현지 매체 UOL 역시 이번 Rock in Rio를 계기로 K팝이 향후 현지 대형 페스티벌에서 더욱 지속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STRAYCITY는 Rock in Rio와 정반대다
Rock in Rio에서는 스트레이 키즈가 이미 존재하는 세계적인 페스티벌에 초대받았다.
STRAYCITY는 반대다.
스트레이 키즈가 페스티벌의 중심을 만든다.
그리고 다른 아티스트가 그 안으로 들어온다.
이 차이는 꽤 크다.
K팝 그룹의 해외 진출 방식은 오랫동안 비슷했다.
한국에서 성공한다.
→ 일본에 진출한다.
→ 미국과 유럽으로 간다.
→ 월드투어를 한다.
하지만 STRAYCITY에서는 한 단계가 추가됐다.
자신들의 이름으로 공연 생태계 자체를 만든다.
더 흥미로운 것은 NEXZ다
STRAYCITY의 거의 모든 일정에서 함께 움직이는 팀이 있다.
JYP의 후배 그룹 NEXZ다.
이걸 단순한 선후배 합동 공연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 팬들은 조금 다른 해석도 내놓고 있다.
Reddit의 K팝 커뮤니티에서는 스트레이 키즈처럼 이미 남미에서 수요가 검증된 팀을 중심으로 공연을 만들면서 NEXZ와 현지 아티스트를 동시에 소개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구조가 성공한다면 JYP 입장에서는 상당히 흥미롭다.
신인 그룹이 처음부터 혼자 대형 남미 공연장을 채울 필요가 없어진다.
이미 시장을 확보한 스트레이 키즈가 관객을 모으고,
그 관객에게 다음 세대의 아티스트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것을 음반사의 합동 콘서트가 담당했다.
STRAYCITY는 그것을 한 팀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형태에 가깝다.
현지 가수를 넣은 이유도 중요하다
여기에 또 하나가 들어간다.
현지 아티스트다.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멕시코 일정에는 각 지역의 아티스트들이 포함됐다.
이건 생각보다 중요한 변화다.
기존 K팝 월드투어는 대부분 한국 아티스트가 해외로 이동하고 현지 팬들이 공연장을 찾아오는 구조였다.
STRAYCITY는 그 경계를 조금 흐린다.
K팝 공연 안에 현지 음악을 집어넣는다.
결국 목표가 단순히 기존 STAY만 공연장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면 굳이 이런 구조를 만들 필요가 없다.
STRAYCITY라는 이름 자체를 장기적인 공연 브랜드로 키우려는 실험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생기는 이유다.
Live Nation의 초기 소개에서도 STRAYCITY를 음악과 에너지, 자기표현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설명하며 다음에는 어느 ‘CITY’로 갈 것인지 기대하게 만드는 식의 콘셉트를 제시했다. 이 표현은 해외 팬 커뮤니티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해외 팬들도 처음에는 당황했다
물론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발표 당시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논쟁이 있었다.
“스트레이 키즈 자체 페스티벌이라니 대단하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남미 팬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스트레이 키즈 공연인데 다른 가수들이 들어오면 정작 스트레이 키즈 공연 시간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또 티켓 가격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하는 팬들도 있었다. 한 팬은 콜롬비아 티켓 가격을 달러로 환산하면 대략 80~460달러 수준이라고 공유하기도 했다. 이는 팬이 공유한 계산이므로 공식 가격 자료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여러 아티스트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가격 대비 경험이 좋아질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 논쟁 자체가 재미있다.
왜냐하면 팬들조차 STRAYCITY를 정확히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처음에는 헷갈렸기 때문이다.
콘서트인가?
페스티벌인가?
어쩌면 그 애매함 자체가 새로운 형식이라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추가 공연이 생겼다
초기 발표는 보고타 9월 9일, 부에노스아이레스 14일, 멕시코시티 25일이었다.
그런데 이후 부에노스아이레스 15일과 멕시코시티 26일 일정이 추가됐다. Live Nation의 현재 일정에서도 이 추가 공연들이 확인된다.
특히 지금 이 글을 쓰는 9월 26일, STRAYCITY의 첫 남미 일정은 멕시코시티에서 마지막 밤을 맞고 있다.
즉 이것은 아직 결과가 모두 정리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실험이다.
남미는 ‘마지막에 추가하는 시장’에서 ‘먼저 시험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아마 이게 STRAYCITY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일 것이다.
과거 K팝의 세계 진출을 이야기할 때 남미는 미국·일본·동남아·유럽 뒤에 붙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스트레이 키즈가 자신들의 이름을 건 새로운 공연 형식을 시험하면서 첫 번째 지역으로 남미를 선택했다.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왜 한국이나 일본, 미국보다 LATAM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이 실제로 나왔다. 동시에 남미가 K팝 공연 시장으로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거대한 시장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Rock in Rio의 10만 관객,
2025년 멕시코시티의 강한 티켓 매출,
그리고 STRAYCITY 추가 공연까지.
이 세 가지를 같이 보면 우연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스트레이 키즈가 수출하는 것은 이제 노래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스트레이 키즈의 남미 전략을 단순히
“남미에서도 인기 많다”
라고 정리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이들은 지금 음악과 콘서트를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자기들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공연 브랜드를 수출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STRAYCITY가 이번 남미 일정으로 끝날 수도 있다.
반대로 다른 대륙의 도시로 확대될 수도 있다.
현재 Live Nation 일정만으로 이후 STRAYCITY 지역을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K팝의 해외 전략에서 남미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월드투어 일정표의 마지막에 추가되는 지역이었다면,
이번에는 새로운 공연 모델을 가장 먼저 시험하는 지역이 됐다.
그리고 그 실험의 중심에 스트레이 키즈가 있다.
어쩌면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것은 단순한 Stray Kids World Tour가 아닐지도 모른다.
STRAYCITY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글로벌 페스티벌 브랜드가 되는 것.
2026년 남미는 그 가능성을 처음 시험한 장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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